최근 극장가를 보면 한 가지 분명한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OTT의 성장으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영화관 자체를 완전히 외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작품이 재미있고 극장에서 볼 만한 가치가 있다면 관객들은 다시 지갑을 연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흥행하고 있는 스파이더맨 : 브랜 뉴 데이와 오디세이다. 스파이더맨 : 브랜 뉴 데이는 800만 관객을 넘어섰고, 현재 흐름이라면 1,000만 관객까지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분위기다. 약간 늦게 개봉한 오디세이 역시 이미 6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1,000만 관객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두 작품의 흥행 추이를 보면 단순히 “사람들이 영화관에 가지 않는다”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관객들은 영화관에 갈 만한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을 냉정하게 구분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집에서 OTT로 편하게 볼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거대한 스크린과 웅장한 사운드, 어두운 공간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특유의 분위기까지 생각하면, 정말 보고 싶은 영화라면 관객들은 영화관에 갈 이유가 충분하다.
이것은 외국 영화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도 아니다. 한국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흥행한 왕과 사는 남자, 파묘 등의 사례를 보면 한국 영화라고 해서 관객들이 무조건 외면하는 것도 아니다.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있고 실제로 재미와 완성도를 갖췄다면 관객들은 극장을 찾아간다.
따라서 “요즘 관객들은 외국 영화만 선호한다”거나 “OTT 때문에 사람들이 영화관에 가지 않는다”는 식의 단순한 분석은 이제 설득력이 떨어진다. 외국 영화라고 해서 무조건 흥행하는 것도 아니며, 기대작이라고 해도 재미가 없거나 극장에서 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 관객들은 선택하지 않는다. 결국 국적보다 중요한 것은 작품 그 자체다.
극장용 영화라면 OTT에서는 제대로 느끼기 어려운 스케일과 영상미, 사운드, 몰입감을 보여줘야 한다. 큰 화면에서 봤을 때 더욱 압도적인 작품이라면 관객들은 티켓 가격을 지불할 이유를 찾는다. 반대로 굳이 극장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영화라면 OTT 공개를 기다리는 선택을 하게 된다.
결국 지금 영화관 업계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다시 극장에 올까?”라는 질문만이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관객들이 돈을 내고 극장에서 보고 싶어 하는 작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가까울 것이다.
하반기에도 기대작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어벤져스 : 둠스데이, 쥬만지 4: 오픈 월드 같은 대형 작품들이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극장가에서 대작을 중심으로 한 흥행 열풍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OTT 시대라고 해서 영화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관객들은 여전히 영화관을 찾을 준비가 되어 있다. 다만 아무 영화나 보러 가는 시대가 아닐 뿐이다. 재미있고, 완성도가 높고, 큰 화면과 극장 사운드로 봤을 때 더 큰 만족을 주는 영화라면 관객들은 언제든 극장으로 돌아온다.
어쩌면 현재 극장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영화관의 몰락이라기보다 관객들의 선택 기준이 더욱 까다로워졌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결국 영화의 흥행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플랫폼이나 국적이 아니라 작품의 힘이다.